황사와 함께 풀렸던 날씨는 늘 4월의 꽃샘추위로 사라졌다. 그리고 몇번의 봄비가 내리면  개나리가 지고, 진달래가 지고, 벗꽃이 지고, 철쭉이 지고, 라일락이 지고, 아카시아가 지고, 급기야는 장미가 필 것이다. 그러면 여름이다. 장미가 지면 장마가 시작될 것이다.

大阪에서는 태어나 처음으로 '매화의 숲'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2월에 피는 꽃이 그리도 신기했다. 후진국 촌놈인 나에게만 신기한게 아니었던지 동네 어르신, 동나 아이들 모두가 나와서 매화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3월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정말 별별 사람들을 다 본 것 같다. 하지만 정작 만나야 할 사람들은 여태 만나지 못하고 있다.

졸업 논문이라는 것을 써보려고는 하는데, 며칠동안 돈이 없어서 꼼짝하지 못했다. 1차자료를 모으는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든다는 사실을 미쳐 몰랐다. 애석하게도 당분간 전혀 움직이지 못할 것만 같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도, 전혀 우울하거나 심란해하지 않는 것을 보면. 봄은 봄인가 보다. 답 안나오는 나의 일상도, 삶도 즐겁다. 날마다 저지르는 크고 작은 실수들. 크고 작은 잘못들도. 즐거울 일이 하나도 없는데, 우울하지 않으니 참으로 이상하다.

4월이 되면. 더욱 돈을 아껴써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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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성장해 2000년대를 살고 있다.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하지만, 스스로를 역사학도라고 생각한다. 면식과 만화, 수다와 어린이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