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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행동하는 젊음 "와"백서

posted Jan 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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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결성되어 2004년에 해산한 참여연대 회원모임의 백서. <잊어버리기 위하여>


백서최종본.pdf


나는 초대, 3대 모임지기를 맡았다. 나중에는 (공식적으로는)홈페이지 관리를 맡았다.

백서를 만들며 쓴 글 <정리를 위한 사적인 회고>는 예전에 올려두었다. 당시 활동에 대해서는 이 글 만을 참고해도 무방하다. 또한 당시 활동에 대해서 참여연대 기관지 <참여사회>에도 짤막한 글을 기고했다.

백서는 해산 직후인 2004년부터 준비하였으나 2008년 1월에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백서 작업에 대해서는 지금도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지만, 활동 당시 내 모습에 대해서 생각하면 창피하기 그지 없다.

당시 시민운동, 청소년 운동에 대한 하나의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여기 올린다. 백서를 미처 받아보지 못한 분은 여기에 있는 PDF파일을 보면 될 것이다.

백서에 실린 이동헌의 글은 기록학도로서 백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의 글인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시사점을 줄수 있다고 보여진다. 지금 보아도 간결하게 잘 써진 글이라 여기 달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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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를 찍으며  


이동헌    



백서(白書)란 사실 영국의 white paper를 번역한 말로, 원래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의미한다. 이것이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특정한 이슈나 주제에 관한 모든 관련된 자료를 모아놓은 단행본’이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가령 미국무부의 중국백서처럼). 여기서도 그러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데, 사실 기록학 전공자인 나로서는 이렇게 기록들을 정리하는 데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래도 기록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이후에 다시 정리할 가능성은 남아있는 셈이다. 사실 많은 기록을 한 곳으로 모아 이용하기 쉽게 편집했다는 것만으로도 백서의 의의는 충분하다. 기록을 보존하는 것만큼이나 기록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기왕 기록학 얘기를 꺼냈으니 조금만 더 하자. 위계가 분명하고 수직적으로 구조화된 조직일수록, 또 큰 조직일수록 기록이 많이 생산되고 또한 중요하게 이용된다. 이러한 조직일수록 업무는 문서(document)로 이루어지며, 따라서 그 문서들은 명확하게 업무내용을 반영해야만 한다. 곧 그 문서들은 행위의 증거가 되며 이후 그 조직의 활동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이게 된다. 그러나 ‘와’는 큰 조직도 아니며 수직적이지도 않았다. 실제로 많은 활동들은 기록의 생산을 요구하지 않으면서(가령 전화나 인스턴트 메시지, 즉 메신저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었고, 실제 그렇게 되었다. 또한 모임의 활동과정에서 생산되었던 많은 기록들이 모두 획득되어 보존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인스턴트 메시지도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기록’이며 이메일이나 한 장의 메모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최근 기록학계의 통설이지만, 그 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러한 기록을 ‘공적인 것으로서’보존하려는 사람은 아마 전국에 백 명도 안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 여기의 기록들이 모임의 모든 활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금 심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활동은커녕 그것의 반도 반영하지 못한다. 그래도 아마 ‘와’에 참여했던 사람들 또는 지켜봤던 사람들에게 이 백서는 매우 생동감있게 다가올 것이다. 그들은 그러한 기록이 왜 생산되었는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어림풋하게 나마 기억하고 있다. 그러한 기록 하나하나가 과거의 일을 회상하게 한다. 이 사람들에게 백서는 자신의 과거 경험을 정리할 수 있게 하며, 그 경험을 계속해서 반추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와’를 이제 알아보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백서는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다. 기록들은 논리적인 순서대로 엮이기 보다는 종류별로, 다음에 시간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가령 어떤 행사를 어떻게 준비하였는지 알아볼 때, 그 행사 이전의 회의록을 몇 달 전부터 훑어보아야 하고, 또 페이지를 넘겨 해당 행사에 대한 자료를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나서도 혹시 모르니 게시물자료에서 해당하는 시기를 찾아 훑어봐야 할 것이다. 신문기사에서도 해당하는 자료가 있을 수 있다. 전자기록으로서 시스템화되어 있고 주제어까지 마련해 놓았다면 한 번의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기록들을 여기저기 훑어봐야 하는 식이다.


다행히도, ‘기록을 의식적으로 남기려는 노력’은 이러한 노력을 정당화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다시 말해 약간의 노력을 통해 독자는 모임이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이것은 기록을 남기려는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와’가 발족 된 후 최초의 자체행사인 ‘와, 하자! 파티’에서부터 한 사업이 끝난 뒤 자료집을 만드는 체제가 갖추어졌으며, 이후에는 종료이후 자료집을 만드는 일을 염두에 두면서 사업을 추진하였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록의 맥락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가령 회의록 그 자체가 작성된 시간, 회의록 작성자, 회의록 안에서의 발언내용의 주체, 게시물의 작성시간, 기획안과 같은 각 문서들의 작성자와 작성된 시간과 같은 것이 그 예이다. 이 중 몇 가지는 편집과정에서 삭제된 경우도 있고, 애초에 남겨지지 않은 것도 있다. 또 유스캠프의 자료집은 남아있지 않고, 알바페스티벌 자료집은 만드는 과정에서 지지부진해져서 출판되지 못했다. 물론 거기에 들어갔어야 할 기록들은 여기에 거의 다 실려있다.


여건이 허락하고 나의 의지가 허락한다면, 백서 발간 이후 ‘와 컬렉션’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다. 컬렉션이란 기록群을 의미하는데, 기록의 집합단계에서 가장 상위단계라 생각하면 된다. 보통 한 개의 조직이나 한 인물의 기록이 하나의 컬렉션을 이룬다. 컬렉션 하위에는 보통 기능이나 활동별로 분류하는 시리즈를 놓고, 그 하위에 다시 파일을 놓는다. 그리고 각 계층마다 기록의 맥락을 설명해주는 기술(description)을 한다. 이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고 전자기록의 경우 더욱 복잡하지만, 여기선 이 정도로만 설명하자.


그러나 지금은 컬렉션을 만드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데, 첫째로 소수의 인력으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둘째로 정리된 기록을 어디에 둬서 어떻게 이용하게 할 것인가도 문제였다. 만약 ‘청소년 운동 매뉴스크립트 보존소(manuscript repository)’란 기관이 있다면, 모든 기록을 기증하고 약간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받음으로서 아주 쉽게 해결될 문제지만, 그런 게 생길 가능성은 ― 적어도 한국에서는 ― 없다. 전자적 형태로 DB화하여 웹을 통해 서비스한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또한 더욱 많은 노동과 시간을 요구한다. 온라인으로든 오프라인이든 충분히 서비스할 곳이 없다면, 기록을 정리하는데 들어갈 시간과 비용, 노동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백서 발간 이후 기록의 보존 및 정리 문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굳이 컬렉션이 아니더라도, 위에서 얘기했다시피 백서는 기록을 모으고 그것을 나름대로 조직했다는 것으로 의의가 있다. 아키비스트(archivist)는 ‘문명의 집합적 기억을 후세에 전달할 책무를’ 진다(물론 난 아직 ‘예비’아키비스트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여기의 기록은 2000년대 초반 한 시민단체에서 어떤 조직원들이 모여 어떠한 방식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였는지 우리에게, 그리고 시일이 지나 다른 사람이 된 우리에게 알려주는 자료이다. 내가 알기로 한 시민단체의 회원모임이 그들의 ‘활동(activity)’을 반영하는 기록들을 모아 자료집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것이 청소년 모임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이번 백서의 출간이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가 가장 빛났던 시기로 20세를 떠올린다. 2000년, ‘와’가 조직되고 그 안에서 활동하던 시기였다. 개인적으로, 그 기간이 겨우 1년이 조금 넘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2001년부터는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했기에 2003년 중반까지 활동에서 멀어져 있었고, 다시 돌아오려 할 즈음에는 이미 모임의 침체기였다. 너무도 늦게 모임의 정체성을 다시 형성하려 했으나 모든 것이 역부족이었다.


‘빛이 났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무엇보다도 자신감이었다. 내가 스스로 바라는 바를 위해 무언가를 해 나가고 있다는 자신감. 스스로의 능력이 높아졌다는 자신감. 그러한 자신감은 단순히 ‘즐겁게 노는 것’으로는 얻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나름대로의 고민과 고난을 겪고 난 뒤, 그러한 것을 해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오는 그러한 자신감이었다. 언제 그러한 자신감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


원래는 모임에 대한 개인적인 회고를 하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는다. 내가 이러저러 했다고 이야기 해 보아야 당시 회의록이나 게시물을 읽는 것 만큼의 생동감을 전해주지 못한다. 너무 사적으로 접근하기엔 장소가 마땅치 않고, 전체적인 분석을 하기엔 이미 권병덕이 했을 뿐 아니라 내 경험이 모자르다. 결국 백서와 기록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는데 나름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잘 된 것인지 모르겠다.


백서 작업을 하는 동안 ― 98%는 권병덕의 수고지만 ― 꽤나 여러 번 감상에 젖었다. 2004년 당시 해체를 결의할 때에는 너무나 아쉬웠지만, 모임에서의 경험을 뒤돌아보면 아쉬움보다는 즐거웠다는 마음이 크다. 다른 모임 회원들도 백서를 들추어보며 나와 비슷한 마음이였으면 한다.   아마 ‘와’에서의 나의 경험들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감성의 기억들은 평생토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 기억들이 좋은 방향으로 다시 반추되며 재생산 되는데에 이 백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백서를 만드는데 너무나 수고한 권병덕에게 특별히 감사하며, 또한 여러 가지로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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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를 성장해 2000년대를 살고 있다.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를 역사학도라고 생각한다. 면식과 만화 수다와 어린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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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rik 2009.01.03 01:55
    난 이 글 너한테 전송할때부터 좀 맘에 안들었는데... 여전히 그렇다. 너무 많은걸 얘기하려다가 아무것도 얘기 못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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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더기 2009.01.03 14:30
    난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 했는데, 정 그러면 좀 더 길게 쓰지 그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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