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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그대 이름은 무식한 운동권

posted Oct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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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은 무식한 운동권

2008년 11월 12일 (수) 22:22:42  건더기 rnjsqudejr@hanmail.net


무식한 대학생은 누구인가?

홍세화는 말한다. 그대의 이름은 ‘무식한 대학생’이라고, 현실이 그렇다. 단군 이래 가장 열심히 공부한 오늘의 20대는 무식한 대학생으로 불리고 있다. 토익 점수는 하늘을 찌를 듯 하고, 다루지 못하는 컴퓨터 툴이 없다. 아퀴나스부터 파생상품까지 쓰지 못하는 논술문이 없지만, 듣게 되는 말은 고작 ‘무식한 대학생’ 뿐이다.



▲ 홍세화씨, 대학생만 무식한건 아니랍니다.(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이 같은 지적에 누군가는 무릎을 쳤을 것이고, 누군가는 혀를 찼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자. 그렇다면 한국의 진보적 학생들, 소위 운동권들은 그 같은 무지의 바다를 뛰어넘어 계몽의 햇빛 속으로 걸어들어 갔을까? 계몽주의가 이성과 과학에 대한 끝없는 믿음이라면, 오늘날 운동권들은 이를 통해 비판적이며 열린 사고를 가지고 끝없는 지적 모험에 나섰을 법도 하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와 관련하여 김규항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1985년, 한 청년이 운동권에 들어오면 ‘시각 교정’을 하는 데만 꼬박 3개월이 걸렸다. 그리고선 비로소 사회의 구조와 모순에 대해 하나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5년, 한 청년이 시각 교정은 물론 사회의 구조와 모순을 완전히 공부하는 데는 3분이면 족하다. ‘수구기득권세력’과 ‘조중동’이라는 말만 외우면 되는 것이다. 슬프게도, 한 청년이 “사회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말은 “바보가 되었다”는 말과 갈수록 같아지고 있다.
(원문출처http://gyuhang.net/entry/%EB%8F%BC%EC%A7%80?TSSESSIONgyuhangnet=400c5d495c6c20932dd0659f58c0bda0)


2005년으로부터 3년이 지났다. 오늘과 상관없는 험난했던 지난 날의 우화일까?


정파노선의 무한반복, 훈고학, 근성주의

오늘날 운동권이 공유하고 있는 멘털리티의 위험함은 바로 자신들이 진리와 도덕을 독점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데 기반한다.

무엇보다 운동권의 학습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과연 이들이 절대적인 학습량에서 ‘반권’이나 ‘공부권’을 압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운동권들이 우파들을 무식하다고 비난하지만, 운동권이 그들을 비난할 만큼의 지적훈련을 쌓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학교 공부를 안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자. 하지만 사회과학 개론 수준의 지식은 충분히 익혀두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발 딛고 서있는 현실이 어떠한 곳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신자유주의’, ‘식민지’ 정도의 단어로 끝낼 일인가?



▲ 아, 가슴아픈 무한의 오토리버스(사진출처 http://zynn.tistory.com/)


운동권들이 공유하고 있는 지식과 정보라는 것은 대게는 정파 노선의 암기에 그쳐버린다. 상부에서 내려온 조직의 문건, 대대로 전해오는 조직의 학습 커리큘럼만 가지고는 학습이라하기 부족하다. 정치 노선에 따른 선험적 판단과 암기식 학습은 자유롭고 비판적 사고의 장애물일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부에서 내려온 문건과 똑같이 말할 수 있는 능력에는 박수를 보낸다.(그게 미국발 금융위기든, 인터넷 실명제든) 하지만 그것은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다.

대게 이들이 공부한다는 것은 좌파 에세이스트의 책을 읽으며 심리적 자위를 하는 수준에 그친다. 얄팍한 감동은 있을지 모르지만 깊이 있는 분석과 풍부한 지식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그도 아니면 훈고학에 매몰되어 위대하신 어르신들의 말씀을 외우고 있을 따름이다. 공자와 맹자를 향한 훈고적 신앙이 맑스와 레닌으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80년대의 어르신이 맑스와 레닌이었다면 90년대 이후엔 그 어르신들이 좀 많아졌을 따름이다. 그게 프랑스 구조주의자들이든, 과테말라의 하이퍼포스트레디컬모더니스트 베리페리코 구아노든 훈고학의 기본 멘털리티는 변하지 않는다.



▲ 읽어라, 외워라, 숭배하라 (사진출처 http://www.dukamjungsa.co.kr/)

그마저도 아니면 그저 열심히 하는 게 좋다는 근성주의에 빠져있다. 분석과 판단의 정합성, 실천의 유효함으로 사람과 집단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과 성실함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삽질은 열심히 해봐야 삽질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은 좌파가 아니라 우파들이다.(물론 우파에는 이명박 같은 창피한 분들도 많지만...)



▲ 대체 운동권이냐, 조폭이냐. (사진출처 http://sanwang78.egloos.com/)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안에서 합리적인 논쟁과 토론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 결국 비판과 공격에 대한 내성은 줄어들고 소통은 주로 내부에서 예의 투쟁의지 고양과 심리적 자위로 넘쳐난다. 조금이나마 삐딱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대응은 단순하다. 우파의 논리, 조선일보의 논리, 개량주의라는 딱지만 붙이면 그만이다. 그게 아니면 대게는 주장하는 자의 에티튜드나 과거행적에 의한 인신공격, 조선일보의 기고 여부로 몰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화와 현실을 착각하지 마세요

운동권이 스스로가 독점한다고 믿는 것이 지식에 그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이 도덕마저 독점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자신들만이 도덕을 독점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무수한 명령조의 레토릭들을 남발하게 해준다. 아직도 세계를 어릴 적 보았던 슈퍼로봇 만화와 혼동하는지 명료한 선악으로 구분하고 자신들을 당당하게 김박사와 함께하는 파일럿들로 위치지운다.



▲ 정의와 도덕은 얘들이 지킨다! (사진출처 http://kdaq.empas.com/qna/view.html?n=5885127)


단순한 도덕적 세계관의 한계는 운동권 내 성폭력 논쟁과 일상적 파시즘 논쟁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들만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신화는 내부의 도덕적 문제에 둔감하도록 스스로를 단련시켜 주었다. 이 같은 과정이 운동권의 내부 결속력을 높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판과 논쟁에 대한 내성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사 람들이 운동권과 함께 투쟁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무식해서도 아니고, 현실의 모순을 그들보다 몰라서도 아니다. 혹은 그들의 진정성이 운동권보다 현저히 떨어져서는 더더욱 아니다. 누구도 자신을 무시하는 집단과 함께하거나 동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 지휘자가 되고 싶다면 악보부터 배우라는~ (사진출처 마이데일리)


요새 인기 있다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자. 오케스트라 단원을 무시 할 수 있는 것은 지휘자 강마에한테나 주어진 특권이다. 강마에는 세계가 공인한 실력과 지휘자라는 지위라도 있다. 착각하면 안된다. 오늘의 운동권은 강마에가 아니다. 좋게 봐주면 미래의 지휘자 강건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집에 가서 악보 보는 법부터 배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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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를 성장해 2000년대를 살고 있다.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를 역사학도라고 생각한다. 면식과 만화 수다와 어린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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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더기 2008.11.01 10:07
    학보사 양반들아... 어여 원고 가져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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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yingkid 2008.11.03 10:23
    조용히 트랙백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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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더기 2008.11.03 13:47
    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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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인 2008.11.06 12:57

    음... 자활의 출처는 이것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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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더기 2008.11.06 13:00
    자활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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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lskrke 2009.10.12 10:04
     무식한 운동권에게 무식하다는 소리 많이 들으셨나 봅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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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더기 2009.10.12 10:37
    글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인지, 조롱하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영어 수학 못한다는 것 말고는 무식하다는 말 들어본 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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