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에 대한 김경일의 해석

posted May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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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에 대한 김경일의 해석

(<나는 동양사상을 믿지 않는다>에 근거. 자꾸 까먹게 되어 씀)

* []는 개인적 생각

 

1. 德의 일반적 해석

 

1) 悳에 가다(行)의 의미가 붙어서 무언가 큰 것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 또는 그 과정을 통해 이룬 성취를 뜻함.

2) 글자를 풀어해치면(破字) 행동을(行) 열 개의(十) 눈이(目) 보고 있으니 마음을(心)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

 

2. 법치보다 오래된 덕치

 

德이라는 글자는 法보다 오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商대 갑골문에는 덕에 해당하는 글자는 나오지만 法에 해당하는 글자는 나오지 않는다. 즉 법보다 덕이 오래된 가치라 할 수 있다. 

 

갑골문에는 구속력을 갖춘 법령에 대한 기록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상나라에서 법을 대신한 것은 덕이었다. 법 없이도 다스려지는 덕으로 다스려지는 나라. 

 

法이라는 글자는 서주시대 청동기에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 모양은 물가에 죄인을 꿇어 앉혀두고 뿔이달린 동물이 그를 들이받는 모습을 형상화고 있다. 허신은 법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말하기 위해 설문해자에서 죄인을 해태가 판별하여 죄인을 뿔로 들이받아 죽인다는 설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 경우는 허신의 주장이 실증적으로 검증된 사례라 할 수 있다.

 

[복고적 종법질서의 구축을 희망한 유가의 정치철학이 법 없이 덕으로 다스려지는 나라를 상상하는 것은 이 같은 맥락위에 놓여진 것으로 보여짐]

 

3. 德을 통한 감시와 처벌

 

두 번째 그림의 갑골문을 참고. 왕이 덕을 하여 바르게 한다는 내용. 이때의 덕은 왕의 판단 기준에 다른 평가다. 그 평가에 맞지 않으면 곧 이어 바르게 만드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바르게 만든다는 것은 곧 무력행사를 뜻한다. 너를 바르게, 발라줄거야. 왕의 입장에서 덕은 기다려주는 아량일 수 있다. 하지만 덕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규칙이 촘촘한 현대사회에서도 윗사람의 심기는 예측 불허의 영역에 있다. 하물며 법도 규범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고대사회에서 덕의 역할과 범주는 공포에 가가운 제멋대로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덕이 공포로 작용 할 수 있는 이유는 세 번째 그림에서 읽을 수 있다. 심리적 보완이 눈에 띈다. 이는 서주시대에 마음心이 더해진 이 글꼴이 현대 한자 덕의 원형이다. 결국 마음심이 더해진 이 글꼴은 지배를 받는 사람이 지배하는 사람의 기준으로 마음으로 알아내야 하는 경지에서 이 덕이 운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덕으로 다스린다는 뜻은 결국 내 마음을 너희들이 마음으로 해아린 뒤 알아서 행동해야 한다는 억지와 강제이다. 이렇게 되니 덕으로 다스리는 환경에는 아무런 불협화음도, 충돌도 드러나지 않지만 내면적으로는 고강도의 긴장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서주시대 이전 덕은 개인의 수양보다는 통치자의 통치행위를 뜻하는 말로 쓰인 것으로 추측되며, 법치이전의 통치자의 재량적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서주시대를 지나면서 왕실의 종법질서를 전 사회적으로 스프레딩하여 재구축 하고자 했던 공자, 왕정의 통치술을 전유하여 제왕학의 정수를 뽑아낸 뒤 이를 자기계발서로 편집한 노자의 시대가 되면 왕의 통치술인 덕 또한 전사회적인 가치규범으로 낮게 깔리게 된다. 덕은 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군자가 하는 것이다. 성인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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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성장해 2000년대를 살고 있다.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를 역사학도라 생각한다. 면식과 만화, 수다와 어린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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