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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선생의 기억

posted Jun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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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스물 두 살 때다. 시민단체 자원활동을 하던 중에 조희연 선생을 만났다. 선생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성공회대에서 공부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2년 뒤 성공회대에 편입학 하게 되었고, 그 뒤로 졸업할 때까지 수업을 들으며 선생에게 배웠다.

성공회대 졸업생이니 조희연 선생의 제자라 할 만 하지만 나는 학자로서 조희연에게 동의한 적이 거의 없다. 조희연 선생이 한양대 임지현 교수와 박정희 체제에 대해 논쟁을 할 때, 이후 고려대 최장집 교수와 논쟁을 할 때 모두 나는 조희연 선생에게 동의하지 않았다. 나는 박정희에 대한 민중의 자발적 동의에 주목했었고, 앞으로의 한국 사회가 사회운동보다는 정당정치에 의해 움직이기를 바랬다. 조희연 선생이 급진민주주의 이론을 통해 신사회운동적 의제를 수용하려는 것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나는 정치적으로는 완고한 사민주의에 가깝다)

하지만 교육자로서의 조희연에 대해서는 상당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조희연 선생이 학문적 입장이 다른 사람에게 한 번도 함부로 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양측의 주장을 잘 설명하고, 그로부터 내가 무엇을 배웠으며,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자신의 이론을 어떻게 더 강화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말하는 편이었다. 학생으로서는 매우 좋은 선생을 만난 셈이다.

조희연 선생은 학생들을 늘 응원하는 편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교수법은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이론체계를 세우도록 돕는 방식이었다. 현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이를 개념화시킬 것을 늘 주문했다. 자신의 생각에 거장처럼 이름을 붙이고 자신있게 발표해볼 것을 주문했다. 선생은 자신감을 가지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응원했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하여 이를 폄하하거나 논박하는 일이 없었다(오히려 좀 좋아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바쁜 와중에도 선생은 늘 학생들을 걱정하고 응원했다. 나는 선생의 인간적 면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가 학생들의 인간적 고민과 진로에 대해서 늘 관심을 가지고 상담해온 것을 알고 있다.

시간이 흘러 선생은 서울시 교육감으로 출마했다. 나는 현재의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선생이 좋은 학자고 좋은 교육자라는 것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사전투표가 끝났고, 마지막 투표만이 남았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나는 선생을 꽤 오랫동안 응원하게 될 것 같다. 내가 대학에서 조희연 선생을 만난 것이 학생으로서 큰 행운이었듯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도 선생이 좋은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P.S

1) 선생의 글을 처음 읽은 것은 98년 부터였다. 2000년까지는 선생이 여자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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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를 성장해 2000년대를 살고 있다.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를 역사학도라고 생각한다. 면식과 만화 수다와 어린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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